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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B.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리뷰 - 질서, 혼돈, 그리고 삶의 방향

by bluesky37 2025. 6. 20.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삶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조던 B. 피터슨은 이 책에서 인간 존재의 복잡함과 혼란 속에서도 질서를 세우려는 노력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윤리, 심리학, 종교, 신화 등을 넘나들며, 개인이 책임을 지고 의미를 창조하는 삶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삶에서 감당해야 할 무게를 회피하지 않는 태도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조던 B.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B.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리뷰 - 질서, 혼돈, 그리고 삶의 방향

 

1. 질서와 혼돈 사이, 인간이 서 있는 자리

피터슨은 질서를 '안정과 규칙'으로, 혼돈을 '불확실성과 가능성'으로 설명합니다. 그의 주장은 삶이란 이 둘 사이의 경계선에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서가 지나치면 억압이 되고, 혼돈이 지나치면 파괴가 됩니다. 그는 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이 자기 삶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어떻게 살 것인가보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저는 ‘자기 자신을 똑바로 세워라’는 법칙에서 오래 머물렀습니다. 등뼈를 펴고 걷는 단순한 행위조차도 세상에 대한 태도를 반영한다는 그의 시각은 사소한 것들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자기 삶에 책임을 지는 일은 누군가가 정한 기준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혼란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질서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피터슨은 독자에게 ‘어떻게 살면 좋을까?’가 아닌,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하고 있는가?’를 묻게 만듭니다. 그 질문이야말로 진짜 성장의 시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 고통을 대하는 방식이 삶의 품격을 만든다

피터슨의 글은 고통을 피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통을 정면으로 바라보라고 합니다. 그는 인간의 삶에서 고통은 불가피한 요소이며, 그것을 회피하기보다 감당하는 방식에서 인간다움이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고통 앞에서 책임을 지고 행동하려는 의지가 인간을 성숙하게 만든다는 이 생각은, 많은 자기계발서와는 결이 다릅니다. 삶이란 본질적으로 비극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철학이 이 책의 바탕을 이룹니다.

저는 이 관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행복을 목표로 삼지만, 피터슨은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결과라고 말합니다. 먼저 삶의 무게를 받아들이고, 그 무게에 맞서는 노력을 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성취가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 중 가장 뚜렷한 메시지는, 인간은 고통을 통해 의미를 창조할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입니다. 저는 이 믿음이야말로 피터슨 철학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3. 규칙은 억압이 아니라 자유의 조건입니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겉으로 보면 보수적 규율을 강조하는 듯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자유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깔려 있습니다. 피터슨은 진정한 자유는 무규율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과 규칙을 수용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자기 자신을 규율할 수 있는 사람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존중과 질서를 지킬 수 있습니다. 혼란한 세상 속에서 자기 자신부터 세우는 일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인 자유를 위한 조건이 되는 셈입니다.

저는 이 메시지를 통해 규칙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피터슨이 말하는 규칙은 타율적인 억압이 아니라, 자기 삶의 구조를 잡기 위한 틀입니다. 그 틀은 단단하지만 유연하게 작동하며, 우리가 스스로를 믿고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세상이 혼란스러울수록 개인은 더 명확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단순히 지켜야 할 목록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를 묻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삶에 대한 태도를 조금 더 성찰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