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을 질문입니다. 유시민 작가의 에세이는 이 질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정치인이 아닌 자연인 유시민이 전하는 삶과 죽음, 일과 사랑, 관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각자의 삶의 의미와 방향을 다시 한번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나만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찾아가는 여정에 이 책이 훌륭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삶의 네 기둥: 일, 놀이, 사랑, 연대
유시민 작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네 가지 중요한 기둥으로 일, 놀이, 사랑, 그리고 연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먹고사니즘'을 넘어, 이 네 가지 활동을 통해 삶의 진정한 풍요로움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죠. 먼저 '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을 넘어섭니다. 작가는 스스로 밥벌이를 하는 것이 존엄한 삶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생계를 타인의 자비심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하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는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는 것입니다. 일을 통해 우리는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일에는 고단함과 어려움이 따르기도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삶의 중요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놀이'는 삶의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때로는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무가치하다는 생각으로 놀이를 등한시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생계와 직결되지 않는 활동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즐거움과 활력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취미 생활, 여행, 친구와의 만남 등 다양한 형태의 놀이는 우리의 삶에 숨통을 트여주고 창의성을 자극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놀이는 삶의 균형을 잡아주고, 일상의 활력을 불어넣어 우리가 지치지 않고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일과 놀이의 적절한 조화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 번째 기둥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가족, 연인, 친구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나타납니다. 작가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사랑의 다양한 형태와 의미를 탐구합니다. 누군가를 깊이 사랑한다는 것은 때로는 아린 감정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 감정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삶의 깊이를 더하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이별이나 상실의 경험조차 사랑이라는 감정의 색깔과 맛을 확인하는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사랑은 우리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들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연대'입니다.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사회 속에서 타인과 함께 살아가며 서로 지지하고 협력하는 '연대'는 인간적인 삶에 필수적입니다. 작가는 타인의 복지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그를 위해 기꺼이 사적 자원을 내놓는 자발성이 진보주의의 생물학적 접근법이라고 설명하며 연대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공동체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연대는 우리에게 소속감을 주고,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주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처럼 일, 놀이, 사랑, 연대는 서로 연결되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고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그리고 삶의 완성
유시민 작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삶과 죽음의 관계에 대해 깊이 사유하도록 이끕니다. 그는 죽음을 단순히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완성'으로 바라봅니다. 소설이나 영화, 연극이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전체 스토리가 달라지듯이, 우리가 어떤 죽음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현재 살고 있는 삶의 내용과 의미, 그리고 품격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에게 현재를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어떻게 살았느냐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결정하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것이죠.
특히 작가는 남아 있는 삶의 시간이 길수록, 즉 젊은 사람일수록 죽음에 대한 생각을 더 깊이 있게 사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얼핏 들으면 죽음은 나이 든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젊어서부터 죽음의 의미를 고민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한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염두에 두는 것은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이끄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죽음을 삶의 완성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현재의 어려움이나 고통을 이겨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삶에는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좌절과 슬픔, 상실과 이별 또한 존재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들 역시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요소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죽음을 통해 모든 것이 마무리된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 우리는 현재의 고통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더 큰 그림 속에서 자신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삶의 유한성을 인정할 때, 우리는 매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욱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가는 존엄하게 삶을 영위한 사람만이 죽음 또한 존엄하게 맞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우리가 현재의 삶에서 얼마나 성실하고 의미 있는 태도로 임하는지가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주체적으로 삶을 설계하고,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며,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야말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단순히 마지막 순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역설적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깊은 대답이 될 수 있습니다. 삶과 죽음을 연결하여 바라보는 작가의 통찰은 우리에게 삶의 궁극적인 목적과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나를 이해하고 삶을 설계하는 자유의지
유시민 작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자유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것이 인간 존엄성의 근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유의지란 단순히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이 자기 삶의 주인임을 깊이 인식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설계하며, 그 삶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정신의 태도와 능력을 의미합니다. 작가는 인간의 존엄성이 바로 이러한 자유의지에서 나온다고 역설합니다. 다른 사람의 기준이나 사회적 통념에 휩쓸리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삶을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인간으로서의 고귀함을 드러낸다는 것이죠.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외부의 영향과 마주하게 됩니다. 사회의 기대, 타인의 시선, 환경적인 제약 등은 때로는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누구를 사랑하는지, 내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진정한 욕망과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삶을 스스로 설계하는 자유의지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타인의 영향이나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이루어진 선택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자기 성찰의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나의' 선택이 무엇이었는지를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삶의 매 순간 미래의 삶을 새로 설계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권리가 우리 각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비록 욕망을 충족하는 삶보다 규범을 따르는 삶이 훌륭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개인을 중심에 놓고 생각할 때 최고의 도덕적 이상은 결국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유의지를 가지고 삶을 설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로는 고독한 결정이 될 수도 있고,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욱 단단해지고,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색깔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배부른 돼지와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비교하며 어느 쪽이 더 훌륭한 삶인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철학자는 그 자체로 훌륭한 것이지 다른 존재와 비교해서 훌륭한 것이 아니듯이, 우리 각자의 삶 또한 그 자체로 존엄하고 가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자유의지로 삶을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태도야말로 우리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자 의무일 것입니다.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이처럼 우리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