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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청춘의 독서』 리뷰 - 책으로 지나온 청춘의 발자취

by bluesky37 2025. 6. 9.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 작가가 자신의 청춘기에 읽었던 열두 권의 책을 통해 당대의 시대정신과 개인적인 고민을 되짚는 기록입니다. 단순한 독서 감상이 아니라, 책이 그의 사유와 정체성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한 사람이 어떻게 책을 통해 생각하고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독서가 곧 삶의 연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유시민 『청춘의 독서』 사진
유시민 『청춘의 독서』 리뷰 - 책으로 지나온 청춘의 발자취

 

1. 책은 어떤 질문을 남기는가

『청춘의 독서』는 책이 주는 해답보다도, 책이 남기는 질문에 주목하는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유시민 작가는 청년 시절의 자신이 만난 책들과 그로 인해 마주한 질문들을 따라갑니다. ‘나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그 질문들은 문학이나 철학, 사회과학의 고전들 속에서 제기되었고, 작가는 이를 읽고 되새기며 청춘의 내면을 탐색합니다. 그 질문들은 단순히 학문적인 것이 아니었고, 현실과 삶에 맞닿아 있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독서란 단순히 정보를 얻는 과정이 아니라 스스로를 질문하는 시간이라는 점입니다. 책은 항상 완전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독자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시민 작가의 독서 방식은 그 혼란마저도 삶의 한 조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시대의 격변 속에서 그가 읽은 책들이 던진 질문들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은 단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반응하는 것이고, 이 책은 그러한 반응을 기록한 결과물처럼 느껴졌습니다. 독서의 본질은 어쩌면 확실한 해답이 아닌, 흔들림 속에서 길을 찾는 감각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2. 시대의식과 개인의 고민 사이에서

유시민 작가는 책을 읽을 때 단지 개인적인 성장이나 위안을 얻기보다는, 그 책이 놓인 시대적 맥락과 정치적 현실을 함께 고민합니다. 특히 『정의란 무엇인가』나 『국가』 같은 책을 읽으며 그는 단순한 윤리나 정치철학의 담론을 넘어, 실제 사회에서 정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고민합니다. 청춘의 독서는 그에게 세상을 바꾸는 열망이자, 동시에 그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청년기에 그런 책들을 읽으며 작가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괴리, 정치적 선택의 의미, 정의와 자유의 상호작용 같은 주제를 계속해서 사유해 나갑니다.

저는 이런 점에서 『청춘의 독서』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낸 한 사람의 증언처럼 느껴졌습니다. 책은 개인의 고뇌를 넘어 공동체의 문제로 연결되고, 그 고민이 다시 글 속에 남습니다. 이 책을 통해, 시대와 개인의 관계, 독서가 그 둘 사이에서 어떤 가교가 될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읽는다는 행위는 결국, 외부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동시에 내면을 더 분명히 바라보게 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 책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는 항상 어떤 방식으로든 독자를 시험에 들게 만듭니다. 그 시험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독서가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시민 작가의 글은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3.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독서

『청춘의 독서』는 독서가 단지 과거를 돌아보는 행위가 아니라, 미래를 결정짓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청춘기의 독서 경험은 그가 어떤 길을 걷게 만들었고, 어떤 세계관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그는 책을 통해 가치 판단의 기준을 세우고, 자신의 삶의 방향을 설정해 나갑니다. 그것은 단지 지적인 탐색이 아니라, 실천의 동력으로 이어졌습니다. 글을 쓰고 세상과 연결되는 모든 시도의 중심에는, 결국 책을 통해 형성된 사고의 뿌리가 자리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저는 유시민 작가의 독서 경험을 보며, 책이 단순한 도피처나 휴식처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렸습니다. 때로는 읽고 나서 불편해지기도 하고, 세상과 나 자신을 더 어렵게 바라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이 쌓이고 나면, 삶을 선택하는 기준과 이유가 분명해지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차분히 증명합니다.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독서가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라 생각합니다. 독서는 곧 삶의 문을 여는 또 하나의 방식이며,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를 묻는 조용한 제안처럼 다가왔습니다. 어떤 책은 곧 하나의 인생 방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 방향을 되돌아보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했습니다.